내가 생각하기에 정상적인 정부가 사안을 다루는 합리적인 방법은 이러하다. 첫째, 대법원 판결을 예상한다. 법무부 직원일 법률가들이 분석해 보고할 것이다. 대법원이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 시나리오 별로 나누고 각각의 법리를 설명한다.
둘째,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의 반응을 예상한다. 외교부 직원일 일본 전문가들이 분석해 보고할 것이다. 대법원이 징용자들의 승소를 결정할 경우 일본 정부와 해당 기업의 반응을 예상하고 그 반응이 보복으로 번질 가능성, 보복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지 분석할 것이다.
세째, 일본의 보복이 가질 경제적 파장을 분석한다. 기재부와 산자부 직원들이 분석해 보고할 것이다. 수출규제, 화이트 리스트 제외, 관세 인상, 자금 철수 등을 포함해 다양한 보복 조치들이 어떤 경제적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그 피해 가능성을 분석할 것이다.
네째, 대통령과 청와대는 올라온 보고서들을 종합하고 추가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서 비용과 편익을 판단한다. 경제적으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면 그 피해를 피할 방법은 없는지 모색한다. 대법원 판결을 바꿀 수 없으니 일본이 격하게 보복하지 않도록 보완할 방법을 찾는다. 당장 찾을 수 없다면 일단 찾는 척이라도 해서 보복 시점을 최대한 늦춘다.
그런데 정부는 일본의 보복을 늦추는 액션부터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첫째, 해당 공무원들의 광범위한 뻘짓. 즉 틀린 보고. 예측력이 전혀 없었던 보고력. 하지만 이 가능성은 높지는 않다. 공무원들은 대통령과 권력 핵심의 의중이 뭔지 눈치를 보기는 하지만 절대 한 방향으로 올인하는 보고서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적으로 일본의 보복 가능성을 낮게 보거나 보복의 충격을 평가절하한 보고가 올라갔고 그래서 그렇다면 전쟁으로 갑시다, 로 결론이 났을 가…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한일 갈등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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