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수출 절차를 포괄적 허가에서 개별적 심사로 까다롭게 만든 일본의 보복성 대응에 한겨레 신문은 1) 소재, 부품의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2) (자체적인) 소재, 부품 기술을 개발하며 3)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국산화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사설로 주장했다. 그게 우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길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하나의 문장에 이렇게 오류가 많기도 쉽지 않지만 관성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오류들이기도 하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00215.html
소재와 부품의 수입처를 다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그렇게 좋은 소재를 파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처럼 공정의 치밀함의 요구되는 산업에서는 가격을 이유로 품질이 낮은 소재, 부품을 함부로 쓰기 어렵다. 둘째는 소재 수입처의 다변화는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좋은 상품을 수출하는 회사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지 일본과의 외교 분쟁과 같은 발생 확률이 낮은 사건을 대비해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소재, 부품을 개발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지금과 같은 세계화의 시대에 내가 만드는 상품의 모든 소재와 부품을 개발하는 것은 글로벌 밸류체인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글로벌 경쟁에서 기꺼이 낙오되겠다는 일종의 자폭 선언에 가깝다. 국가가 할 일은 모든 밸류 체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밸류 체인에 편입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기술력이 좋고 수요가 많은 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외교적으로 맺는 것이다.
국산화 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 획일적인 국산화 비율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마진이 높은 상품을 만들 능력을 갖추기 …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왜 수입 대체 전략은 실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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