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엇보다도, 그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게 무엇보다 그가 그리워하는 점이었고, 비록 아버지가 말수가 적은 사람, 긴 질문에 짧게 대답하는 기술이 탁월한 사람이기는 했지만, 퍼거슨은 늘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 걸 좋아했다. 음악처럼 가락이 있고 부드러운 그 목소리를 앞으로는 절대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그는 한없이 슬펐고, 그건 너무 깊고 광활한 비통함이어서 세상에서 제일 큰 바다라는 태평양을 채우고도 남을 것 같았다. 날이 추울 것 같구나, 아치, 학교 갈 때 목도리 꼭 챙겨 가. (143쪽)
폴 오스터, <4321>
2.
23일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가 한국을 DM(선진시장) 등급 상향 조정 관찰대상국(Watchlist)에 추가하지 않았다. 예상대로였기 때문에 시장의 충격은 없었고, 다만 시가총액 규모로 보면 세계 6위권인데 여전히 EM(신흥시장) 마켓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이 조금 이상하긴 하다. 한국이 EM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원화의 위상과 관련이 높다. 원화는 달러, 엔, 파운드, 유로처럼 해외에서 역외 결제 수단으로 쓰이지 않고, 거래 시간을 늘리긴 했지만 유동성이 작아서 거래 시간이 연장된 의미가 크지 않다. 공매도가 다시 허용되긴 했지만 관련 규제도 걸림돌 중 하나다.
액티브 펀드(Active Fund)는 국가별·종목별 한도를 갖고 있다. 한국처럼 단기간에 많이 오르면 수익 여부와 상관없이 비중을 줄여야 한다. 올해 코스피는 110% 올랐다. 이에 따라 MSCI EM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은 24%까지 올라갔다. 당연히 비중을 낮춰야 하는 리밸런싱 압력이 작용한다. 이러한 압력을 줄이려면 한국이 DM 지수로 편입되면 된다. DM 비중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몫은 3.4%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DM 지수 자체가 훨씬 규모가 큰 풀(Pool)이기 때문에 한국 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은 크게 완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