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니가 말했다. 선생님이 너를 죄수로 만들어 준 거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고 죄수에게만 있는 건 바로 시간이야. 한없이 많은 시간. 책을 읽어. 로즈. 독서를 시작하라고. 이건 기회야.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와줄께." (57쪽)
폴 오스터, <4321>
2.
아들 둘 키울 때 처는 아무래도 큰아이가 ADHD인 거 같다고 했다. 나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검사를 받도록 놔두었다. 그때 아이를 데리고 연희동의 김수현 선생의 랩에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놀라운 얘기를 많이 들었다. 매일 그림만 그리던 아이가 미술가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이 아이는 상경대나 공대를 가서 돈을 벌 거라고, 예술을 좋아하지만 예술을 하지 않을 것이며, 권력을 좋아하기 때문에 엄마를 좋아하지만 아빠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아이가 도쿄에 있는 공대를 갔을 때 친한 선배가 졸업이 어려울 수 있으니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 학기 학점도 지난 학기 학점도 꽤 괜찮은 편이다. 원래 일본어를 잘하긴 하지만 그래도 외국인인데 어려운 점은 없냐고 물었더니 AI가 있어서 딱히 어려운 점은 없다고 했다. 열역학이 조금 까다롭지만, AI한테 알 때까지 물어본다고 하더니, 지난 주말 통화할 때 이번 학기 열역학은 100점이라고 했다.